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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방/오늘의 밤

불안을 건너는 법 (6) - 용기와 무지 삶이 돌아가는 이치에 1+1은 없다. 하나를 얻으면 반드시 하나를 잃게된다. 양자택일을 할 땐 A와 B 중에서 어떤 것을 얻는 게 좋을지 생각하기보단 A와 B 중에 무엇을 버릴 건지 생각해야 한다. 그렇다면 여태 나는 무엇을 버리며 살았나. 의무교육을 받아야 했던 중학교 때까진 이렇다 할 선택지가 없었으니 패스. 고등학교 땐 학창시절에 한 두 번씩은 있을 법한 학창시절의 추억을 버렸고, 대학에 올라와선 사랑하기 위해 사랑받는 걸 포기하고 사랑을 해주느라 힘들었던 것 같다. 전공도 포기했고, 기자질 한 번 해보겠다고 Plan B도 없이 무작정 뛰어들어 작년 한 해 동안 적잖이 답답한 나날을 보냈다. 지금은 연애, 한량짓, 몸매 관리를 위해 술을 포기했다. 내가 쓴 일기 중 내가 봐도 인상적인 구절 하나가 .. 더보기
불안을 건너는 법 (5) - 체험 오늘은 꽤 색다른 체험을 했다. 저번 주에 쓴 기사가 거의 우라까이식이라 매우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 출근하는 내내 생각했다. 기사에 경험을 넣자, 체험을 넣자, 현실을 넣자. 여러가지 정리해야할 것들이 많아 출근하자마자 쓰진 못했고 오후께야 겨우 써둔 기사를 꺼내 볼 수 있었다. 몇 가지 질문거리를 리스트업한 다음 취재원 교수님에게 전화를 걸어 이것저것 물었다. 역시 나는 이공계 교수님들을 사랑한다. 그 시크함 속에 묻어나는 자상함. 내 졸업 논문을 봐주시던 학부 교수님을 만나고온 듯한 기분이었다. 나는 일필휘지를 자주 한다. 하지만 일필휘지를 했을 때마다 나는 목말랐다. 시간을 재고 글을 쓰는 것은 지난 몇 년간 해온 일이라 사실 나에게 그다지 무리는 아니다. 최대한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 더보기
불안을 건너는 법 (4) - 기록의 수단 흘러가는 시간, 쏜 살 같이 지나가는 젊음이 아까운 것은 나이 들어감이 다분하게 보이는 내 얼굴이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지만 기록할 수 있는 것들이 점점 줄어들어가는 것 때문이 내겐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어쨌거나 나는 평생 쓰는(write) 인간으로 살아갈 요량이고, 그 주제는 가장 인간다운 인간에 대한 기록일 것이다. 그리고 기록할 것들이 점점 줄어든다는 것은 매일 매일 반복되는 하루가 반복되는 줄도 모르고 지나치는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 그 속에 섞여 있는 이따금의 나를 발견할 때마다 깨닫게 되는 것이다.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매일 같이 반복되는 불안을 매일 같이 적어 내리곤 했다. 그때 생각하기론 내 일상을 참으로 치열하게 적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들춰보면 오춘기를 맞은 백수의 귀여운 일.. 더보기
불안을 건너는 법 (3) - 부지런함 보여지는 것에 대해 자주 생각한 한 주였다. 나는 자주 나를 진정성이라고 정의하곤 했다. 때론 그걸 몰라주는 사람들을 원망하고 야속하게 느꼈다. 진정성을 모르는 천민자본주의에 허우적 거리는 사람들이라며 속으론 깔보는 마음도 가졌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이전까지 품었던 진정성에 대해 조금씩 헷갈리기 시작한다. 진정성을 가장 필요로하는 시대라지만 그런 진정성이 소위 명망 있는 곳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그런 곳들에 '필요한' 것일까. 회사의 원리는 단순하다. 그들은 필요한 사람을 뽑는다 안정을 생명으로 하는 곳에 진정성 있는 사람이란 때론 체제의 반역자로 읽힐 수도 있다. 진정성이란 자주 개혁을 지향하기 마련이니까. 진정성을 가지고 그 진정성이 필요한 곳에 그것을 제대로 어필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보기
불안을 건너는 법 (2) - 효 효라는 것이 꽤 고리타분하게 느껴지는 요즘이지만 개인적으론 이 단어에 대해 반감은 없다. 나는 내 부모에게 어쨌든 성심껏 효를 다하고 싶다. 요즘도 나는 내 부모를 존경하는 사람 명단에 자주 놓곤 한다. 구구절절한 과거 이야기는 나중으로 미루더라도 나는 내 부모에게서 삶의 방식을 분명하게 배웠다. 개척하고 투쟁하고 무너지더라도 다시 일어날 것. 산다는 게 헛구역질 나게 힘들어도 그냥 좀 참을 것. 내 부모님은 고난을 이렇게 극복하셨고, 나는 이게 내가 아갈 길이라고 생각하고 산다. 그리고 그걸 진짜 '사는 것'이라고 믿으며 그렇게 살아가는 타인을 동경한다. 효라는 것도 특권처럼 느껴지는 사건들이 요즘 자주 벌어진다. 국회의원이건 경제부총리건 누구건 힘 있는 사람이라면 힘을 써서 자식들 취업시켜주는 일이 .. 더보기
불안을 건너는 법 - 한겨레 칼럼 스크랩 [김선주 칼럼] 사다리를 걷어차는 길밖에…A30면| 기사입력 2015-09-15 18:46 12 더보기
불안을 건너는 방법 (1) 현장과 현실 이론과 실제. 어제, 오늘 내가 가장 많이 생각하는 말이다. 집에서나 밖 어디에서나 기운 없어보인다, 에너지가 없어보인다라는 말을 자주 들었지만 그렇게 신경쓰진 않았다. '내가 어떻게 사는 지 알면 기운 없는 게 당연해보일 걸'이라고 속으로 말하곤 했다. 하지만 선배의 말은 일리가 있다. 에너지가 이론으로만 쏠려 있고 그것에만 집중하려하니 독자들과 공감하지 못하고 소통하지 않는다. 내가 사람에 대해 가지는 약간의 두려움, 냉소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지나친 과신은 그간 나를 이론 중독자로 만들었다. 지지난달 언젠가 내가 '나는 누군갈 논리로 제압하기 위해 공부하는 사람인가?'라는 생각에 나에 대한 환멸을 느끼며 잠을 못 이뤘던 것처럼 말이다. 실제 생활, 관찰과 적용에 무딘 나다. 한 마디로 구성과 조직,.. 더보기
나의 첫 기사 눈 뜨고 일어나니 네이버 메인에 올라왔다. [커버스토리] 컴퓨터와 대화해보니 친구로는 부족해도 외로움은 달래줘기사입력 2015-08-30 00:04 | 최종수정 2015-08-30 10:14 181 더보기
사회는 어렵다 실로 충격의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사회 생활의 시작과 끝은 결국 누군가의 마음에 들어야 하는 법이다. 나는 지금까지 거울만 앞에 세워놓고 칼을 휘둘렀는데 거울을 치우고 사람 앞에서 검술을 펼치려니 이게 무슨 부채춤인지 승무인지 알 수 없는 모양새가 돼버렸다. 오늘 면접은 ? 이다. 뭘 보고 싶었는 지도 ?고 내가 뭘 보여줬는지도 ?다. 뻔한 예상이 맞다면 정말 막말, 자연스러움, 생동감 하나는 넘치는 면접장이었다. 뭐 다른 걸 보고 싶었던 거라면 글쎄 잘한 건지 뭔지 모르겠고 그냥 빨리 잊어버리고 싶은 마음뿐이다. 모든 걸 가지려고 노력하지 말자고 제주도에서 그렇게 부르짖었건만 결국 서울의 나는 그게 잘 되지 않는다. 아직도 엄마의 기대가 뼈아프게 사무치고 어제까지만 해도 가고 싶던 회사에 물음표가 찍.. 더보기
[리뷰] 2013년 양지 다이어리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지만 라디오 광고에서 자주 듣던 양지사에서 만든 다이어리다.다이어리 표지는 갈색빛이 도는 퍼플과 베이지색 가죽으로 구성.광화문 교보에서 보기로는 블루와 베이지 구성도 있었다.양지사 다이어리 올 해 모토가 '그 이상'인지 캘리그라피로 그이상이 적혀있는데뭐 나쁘지 않다. 내지 구성1. 2013,2014년을 훑을 수 있는 달력 내장. 내지 구성2. 월별 달력식으로 구성된 내지.생일이 돋보인다.. 24살이다. 월별 내지 하단에는 이렇게 명언들이 적혀있다. 내지 구성3. 주별, 일별 내지.한 주를 한 눈에 볼수 있게 구성 돼있고 일별은 아침/점심/저녁 세 파트로 구성돼있다.주로 시간별 계획을 짜는 나에게 잘 맞는 구성.상단에는 역시 명언이 적혀있다. 내지 구성4. 줄 노트 몇장이 포함. 뒤에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