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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골목은 1960년대 청계천변 상인들이 옮겨오면서 형성됐다. 사과궤짝 위에 시계를 고무줄에 묶어 진열해 놓고 팔던 게 시초라고 한다. 이후 귀금속 상점들이 하나둘 늘어났고 1970~80년대 혼수 마련을 위해 꼭 들러야 하는 장소가 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90년대 시계 기능이 포함된 무선호출기(삐삐)와 휴대전화의 등장은 이 골목에 경제적 타격을 가했다. 또 명품 예물 상권이 백화점으로 이동하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졌다. 결정적인 계기는 2006년 재정비촉진지구 지정이었다. 이곳에 120m 높이의 빌딩을 짓는다는 계획이 세워졌지만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의 경관을 훼손한다”는 지적으로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많은 상인들이 인근 세운스퀘어로 옮겨 가거나 가게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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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동 골목은 카메라 애호가들에게도 명성이 높다. 솜씨 좋은 전문가들이 운영하는 카메라 수리점 10여 개가 모여 있다. ‘대원양행’ 진열장엔 니콘FM2·미놀타X-700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명기들이 빼곡하다. 주인 최용식(61)씨는 “내가 한 번 고친 카메라는 절대 잊지 않는다. 언젠가 많이 본 듯한 물건이 들어와 주인에게 물었더니 예전에 여기서 고쳤던 걸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거라고 하더라”는 일화를 들려줬다.
오래된 골목엔 전통 맛집들도 터를 잡고 있다. 1953년 문을 연 원조함흥냉면은 골목 중간쯤에 있다. 미식가들 사이에선 ‘서울의 3대 함흥냉면집’ 중 하나로 꼽힌다. 종업원 권창환(36)씨는 “제주·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오는 단골손님이 많다”고 말했다.
예지동 골목 풍경이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이 골목은 도시정비구역상 ‘세운4구역’으로 묶인다. 사업시행자인 SH공사는 여기에 호텔·오피스텔 등을 짓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상인들은 “층수 제한 때문에 사업성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지만 정든 골목을 떠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은 여전하다. ‘보은사’의 시계 장인 기성도(69)씨는 “자꾸 옛 것이 사라지는 게 아쉽다”며 “서울시가 예지동 골목 보존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노력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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