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꼽은 대한민국 최고의 매력은 ‘문화’였다. 중앙일보가 창간 50주년을 맞아 경희대와 공동으로 실시한 미래리포트 조사(일반시민 3068명 대상)에서 대중문화(26.6%)와 전통문화(22.4%)가 1·2위를 차지했다. 응답자의 절반이 문화를 한국의 제1 매력으로 생각했다. 의료(17.7%)와 경제(14.4%), 교육(9.4%)도 주요 매력으로 꼽혔다. 국회의원·장관·최고경영자(CEO) 등 오피니언 리더층(124명) 조사에서도 문화가 54%로 압도적 1위였다.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은 “K팝 등 한류 문화는 전 세계에 어필할 수 있는 국가 브랜드”라고 말했다. 박시환 전 대법관은 “유교·불교·도교로 대표되는 한국의 전통사상은 우리 문화의 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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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팀은 대한민국의 매력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빅데이터 4872만 건을 분석하고 전문가 인터뷰 등을 거쳐 한국의 매력 요소 39가지를 선정했다. 시민들이 직접 점수(100점 만점)를 매겨 평가하게 했더니 그 가운데 문화·경제 항목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1위는 정보통신(IT)기술(75.9점)이었고, 버스환승체계(70.9점), 배달문화(70.7점), 영화·드라마(69.3점), 도시철도망(68점), K팝(67.4점)이 최상위권에 들었다.
배달문화와 버스·도시철도의 점수가 높게 나온 것은 일상생활의 편의적 요소도 한국의 매력으로 승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JTBC 비정상회담 출연 멤버인 알베르토 몬디(이탈리아인)는 “어디든 배달 오는 음식문화, 밤늦게 술 마셔도 편리한 교통체계 등 전 세계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한국만의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기욤 패트리(캐나다인)도 “대리기사 서비스도 다른 나라에선 찾아볼 수 없는 매력이다. 안전한 도시문화와 IT기술이 접목된 것은 한국이 최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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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과 부모 세대 모두 문화·경제 관련 이슈를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지만 우선순위는 조금 달랐다. 20대는 배달문화·응원문화·패션 등을, 50대는 높은 수준의 인적자원과 존댓말 문화 등을 한국의 매력으로 생각했다. 지은림 경희대 교육대학원장은 “공동체적 질서를 강조하는 기성세대와 달리 젊은 세대는 일상 속의 행복과 개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고도성장의 경험(67.3점·7위)과 의료보험제도(66.4점·9위) 등은 전 세대에서 골고루 지지를 받았다.
미래에 대한 전망에서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의 차이는 컸다. 20대의 절반가량(45%)은 한국의 미래를 어둡게 봤다. 반면 60대 이상에선 그 비율이 14%였다. 미래 한국의 가장 중요한 이슈로 40대 이상 기성세대는 통일을 압도적으로 선택했다. 그러나 20·30대는 빈부격차를 제일 중요한 문제로 꼽았다.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고도성장의 과실을 얻을 수 있었던 기성세대와 달리 젊은 세대는 취업과 일자리 문제 같은 현실적 어려움에 부닥쳐 희망의 싹을 틔우지 못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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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반적으론 한국의 미래를 어둡게 보지만은 않았다. 전체 응답자의 61.7%는 ‘한국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74.5%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 이룩한 것에 자부심을 느끼며, 72.9%는 우리에겐 훌륭한 인적자원이 있다고 믿는다고 응답했다. 84.8%는 스마트폰 등 선진 IT기술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겼다. 정종필 경희대 미래문명원장은 “‘헬조선’과 같은 열패감과 비관을 딛고 우리 안에 잠든 매력을 일깨워 미래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핵심은 매력한국 건설”이라고 말했다.
![](http://imgnews.naver.net/image/025/2015/09/17/htm_201509173365830103011_99_20150917102406.jpg?type=w540)
취재팀은 대한민국의 매력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빅데이터 4872만 건을 분석하고 전문가 인터뷰 등을 거쳐 한국의 매력 요소 39가지를 선정했다. 시민들이 직접 점수(100점 만점)를 매겨 평가하게 했더니 그 가운데 문화·경제 항목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1위는 정보통신(IT)기술(75.9점)이었고, 버스환승체계(70.9점), 배달문화(70.7점), 영화·드라마(69.3점), 도시철도망(68점), K팝(67.4점)이 최상위권에 들었다.
배달문화와 버스·도시철도의 점수가 높게 나온 것은 일상생활의 편의적 요소도 한국의 매력으로 승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JTBC 비정상회담 출연 멤버인 알베르토 몬디(이탈리아인)는 “어디든 배달 오는 음식문화, 밤늦게 술 마셔도 편리한 교통체계 등 전 세계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한국만의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기욤 패트리(캐나다인)도 “대리기사 서비스도 다른 나라에선 찾아볼 수 없는 매력이다. 안전한 도시문화와 IT기술이 접목된 것은 한국이 최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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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과 부모 세대 모두 문화·경제 관련 이슈를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지만 우선순위는 조금 달랐다. 20대는 배달문화·응원문화·패션 등을, 50대는 높은 수준의 인적자원과 존댓말 문화 등을 한국의 매력으로 생각했다. 지은림 경희대 교육대학원장은 “공동체적 질서를 강조하는 기성세대와 달리 젊은 세대는 일상 속의 행복과 개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고도성장의 경험(67.3점·7위)과 의료보험제도(66.4점·9위) 등은 전 세대에서 골고루 지지를 받았다.
미래에 대한 전망에서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의 차이는 컸다. 20대의 절반가량(45%)은 한국의 미래를 어둡게 봤다. 반면 60대 이상에선 그 비율이 14%였다. 미래 한국의 가장 중요한 이슈로 40대 이상 기성세대는 통일을 압도적으로 선택했다. 그러나 20·30대는 빈부격차를 제일 중요한 문제로 꼽았다.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고도성장의 과실을 얻을 수 있었던 기성세대와 달리 젊은 세대는 취업과 일자리 문제 같은 현실적 어려움에 부닥쳐 희망의 싹을 틔우지 못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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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반적으론 한국의 미래를 어둡게 보지만은 않았다. 전체 응답자의 61.7%는 ‘한국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74.5%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 이룩한 것에 자부심을 느끼며, 72.9%는 우리에겐 훌륭한 인적자원이 있다고 믿는다고 응답했다. 84.8%는 스마트폰 등 선진 IT기술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겼다. 정종필 경희대 미래문명원장은 “‘헬조선’과 같은 열패감과 비관을 딛고 우리 안에 잠든 매력을 일깨워 미래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핵심은 매력한국 건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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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구리시의 구리아트홀 코스모스 대극장. 지난 11일 소리꾼이 무대 위에 오르자 드럼을 치는 이가 스틱을 움켜잡았다. 한복 치마에 옛 독일 군복 형태의 상의를 입은 소리꾼이 입을 열었다. “세상 사는 게 마음대로 된답니까. 억척같아야 먹고사는 세상.” 소리꾼의 목소리 뒤로 드럼의 묵직함과 심벌즈의 잔잔함이 어우러졌다. 관객들은 600석 규모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소리꾼 이자람씨의 ‘억척가’ 공연이다. 독일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작품 『억척 어멈과 그 자식들』을 한국적으로 재창조했다. 이씨는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에서 영감을 얻어 전자기타와 드럼 등을 활용한 ‘사천가’를 만들어 공연한 적도 있다. 2010년엔 폴란드 콘탁트 국제연극제에 공식 초청돼 최고여배우상을 받았다. 이씨는 “해외의 공연에서 ‘얼쑤’ 같은 추임새를 알려 주면 관객들이 즐겁게 따라 한다. 그때마다 우리의 ‘소리’와 서양의 공연문화가 한곳에서 만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재창조 DNA가 K팝과 드라마·영화를 넘어 판소리와 연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빛을 내고 있다. 지난달 K팝 관련 논문을 쓰기 위해 방한한 독일 바이로이트대 우테 펜들러 교수는 “한류 문화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콘텐트들과 비슷한 느낌을 주다가 이후 서서히 한국적인 색깔을 내는 특징이 있다”며 “21세기 대중문화에서 한류는 독창적인 영역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것과 한국적인 것을 융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재창조DNA는 한국 문화의 핵심이다. 이문재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우리는 중국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단 한 번도 종속된 적이 없다. 오히려 새롭게 창조해 고유 문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고려청자를 대표적 예로 꼽았다. 그는 “송과 거란의 기술을 받아들여 만든 상감청자는 송나라로 건너가 명품이 됐다”고 했다.
세계 곳곳에서 인기를 얻은 K팝도 재창조의 산물이다. 이상민 가톨릭대 창의교육센터장은 “K팝은 서양 대중음악의 보편적 리듬에 흥과 끼라는 우리의 특성이 가미된 독특한 산물이다”고 말했다. 그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클릭 수가 24억 건(유튜브)을 넘고 슈퍼주니어의 ‘쏘리쏘리’가 대만에서 115주 동안 1위를 차지한 것도 재창조 DNA 덕이라고 풀이한다. 이 교수는 “에미넴과 마룬5, 폴 매카트니 등 유명 팝가수들조차 모두 함께 소리 높여 노래하는 한국 팬들의 흥과 끼에 감명을 받는다”고 말했다.
드라마·영화 역시 보편적 감성에 한국적 정서를 더해 인기를 끈다. 김기덕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한국의 드라마·영화에는 가족애와 우정, 의리 등의 감정이 바탕에 흐르고 있다. 공동체 해체와 인간 관계의 ‘원자화’를 겪고 있는 지구촌 시청자들에게 한국 작품들은 신선한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태국 방콕의 한국어 교사인 파낫차 송쁘라윤(25·여)은 “한국 드라마에는 가족의 정이 느껴져 정겹다”고 했다.
재창조 DNA는 산업 분야에서도 돋보인다. 그동안 한국은 1등의 기술과 전략을 재빠르게 따라가는 대표적인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였다. 하지만 지금은 독자 기술로 1등을 넘어서기도 한다. 전 세계 스마트폰·TV 판매량 1위인 삼성전자가 그렇다. 문화평론가인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모방을 통한 제2의 창조는 한국의 정체성이며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